생각이 너무너무 많아서 괴롭다.
회사를 그만둔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사실상 내일이면 이제 관둔 지 한 달.
그동안 벌어서 갖고 있는 돈을 생각한다면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하진 않지만, 반년도 안 남은 이때 앞으로 소비 계획은 어떻게 짜야할지, 약 반년 정도는 난 뭘 하면서 살아갈 건지 고민을 진짜 진중하게 해야 하는데 아직은 아무 생각하기 싫다.
왜냐면 일을 그만 뒀어도 생각들로 충분히 머리가 터질 것 같기 때문이다. 머릿속을 비워보려고 해도 원체 걱정이 많고, 불안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생각을 그만두는 걸 행하기 힘들다. 아니 어떻게 해야 생각을 비워낼 수 있는 거냐고....ㅠㅠ
책에서 해답을 찾아보려고 읽어봐도 한순간인 것 같다.
요즘의 나는 정말 자존감이 바닥이다.
원래 이런 성향이 아니었는데... 나=근자감=뻔뻔함 이였는데 현재의 내가 그러냐? 응... 전혀 아니^^;
다른 사람들 눈치 엄청 많이 보고(물론 많이 볼 수는 있지만, 편하게 지내는 사람들의 눈치까지 봐버리니까 과부하 걸릴 것 같다.) 말을 할 때도 좀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한들 완벽하게 타인에게 상처를 전혀 안 줄 순 없겠지만... 일단 내 딴에는 충분히 노력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누가 내가 좋다고 하면(5월부터 이런 생각이 시작된 듯) '나의 무슨 모습을 보고?',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무턱대고 내가 좋다고 하는 거지?', '왜 나랑 친해지고 싶어 하지?'라는 부정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부터 취하게 된다. 아무래도 하도 데었더니 나도 모르게 방어기제가 발동하는 듯?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내 인간관계에서 해가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죄다 차단했다. 당한 사람들은 모르는 나만의 도어 슬램...ㅎㅋ...
아무튼 하려고 했던 말을 계속 이어서 해보자면, 나는 빈말이 참 싫다. 내가 상대방의 마음속을 꿰뚫어 볼 수 없기 때문에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좋다고 해주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왜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지 하나하나 이유를 열거해가면서 내 마음에 노크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알 수 없다. 그리고 저런 말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이유가 일단 누군가가 나의 특정한 모습, 일부분을 보고 호감을 느낀다면 그건 내가 갖고 있는 모습 중의 아주 일부분이기 때문에 나의 어둡거나 답답한 모습을 보면 질려할까 봐 겁이 난다.
나도 모르는 나의 단점들이나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할 만한 나의 모습을 보고 그 사람들이 실망하면서 돌아서는 것이 두렵다. 그렇다 보니 요즘에는 나에 대해서 실망할 거라면 그냥 애초에 괜히 빈말로라도 내가 좋다는 말을 가볍게 던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멋대로 나에 대해서 재단하고, 생각하다가 그렇게 쉽게 돌아서버릴 마음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