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스쳐가는 것들

내 몸의 기억.

한여린 2021. 4. 12. 20:51

 

소설 [몸의 일기]에서 영감을 받은 오늘의 주제는 '몸'이라는데 나는 생각보다 몸에 별 관심이 없는 편이다.

나는 몸의 변화가 별로 없는 편이어서 이번 주제가 새삼 낯설다.

 

난 내 몸의 수치들을 좀 기억하고 있는데, 초등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1학년 때 측정했던 키가 108cm인지 118cm인지에 18kg 정도 나갔던 것 같다.

그다음 기억나는 수치는 중학교 2학년 때이다. 왜 정확히 기억나냐면, 그때 체육 수행평가가 씨름이었는데 본인이 워낙 마르고 힘은 별로 없고 지구력만 좋아서 도저히 힘으로는 다른 아이들을 이길 수 없었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비기면 계측에 들어가는데 체중을 측정하면 나랑 키가 10cm가 넘게 차이 나는 애들보다도 내가 체중이 적게 나가서 계체 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때 나의 전략이 존버였어서 기억이 난다.

그때 내 키가 158cm에 38kg 정도였는데, 씨름 그룹을 나눌 때 체중으로만 나눴었는데 덕분에 나는 나보다 키가 10cm 이상은 더 적은 친구들과 수행평가를 치렀다..^_^ 그러고도 C 밖에 못 받은 건 함정...ㅋㅋ

 

중3 때 기억은 사실상 아예 없고(그때 기억이 별로 안 난다.) 다음 내 몸에 대한 기억은 고 1 때다.

그때는 163cm에 43kg 정도 체중이 나갔다. 그렇게 고2 때 164에 44kg, 고3 때 165에 45~49.8kg.

고3 때는 워낙 안 움직여서 그런지 고3말에는 49.8kg까지 체중이 나갔었다. 그리고 그때 내가 체중이 증가하면 하체부터 증가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하체로만 4kg가 찐 건지 바지 사이즈가 4 정도가 늘었다. 24를 입었는데 28까지 가서 혼자 너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갖고 있던 사복 바지들은 몽땅 버렸었다. 그리고 확실히 걸을 때마다 하체가 전보다 무거워졌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교 들어가서 측정한 키와 체중은 165.7cm 나의 성장은 정말 멈춰 버렸고, 이때 당시 체중은 대게 45~47kg 정도 나갔다. 하지만 방학만 되면 참 안 움직여서 43kg 정도까지 쭉 빠졌다가 다시 개강하면 45~47kg 정도로 체중이 증가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체중감소가 일어나는 몸이다...ㅋㅋㅋ.. 없던 근육도 쭉 빠져서 그런가?

 

그런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한결같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45kg~47kg 정도를 유지 중인데, 가장 최근의 체중은 작년 11월에 건강 검진하면서 측정한 46.5kg에 허리둘레가 54cm 나왔었다. 음...ㅋㅋㅋ. 

 

그래도 초경이 중학교 1학년때였던것임을 감안할 때 키가 제법 많이 컸다. 어찌나 다행인지 어디 가서 키 작다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어본 것 같다. 개인적으론 174cm 정도로 컸다면 장래희망이 모델이었을 수도... 하지만 키가 그 정도로 크지는 않았기 때문에 모델에 대한 꿈은 빠르게 접었다.

그래도 요즘 시대가 바라는 옷 맵시를 갖고 있어서 비교적 옷을 입을 때는 만족하고 사는 편이다. 하지만 수영복이라도 입어야 할 상황이 생기면 그다지...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마른 몸보다는 굴곡이 확실한 글래머러스한 몸을 좋아한다.

아마 나는 이번 생은 글렀고 다음생을 기약해야 하는데 이번 생으로 충분한 것 같다. 또다시 태어나서 삶을 살고 싶진 않다. 한 번으로도 충분해....

 

첫 안경은 중학교 2학년때인 14살. 시력은 0.6-0.7 정도였던 것 같다. 아마 -1.00~-0.50 정도이지 않았을까? 난시는 0.00~-0.25 정도 잡혔을 듯?

첫사랑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내 기준에서 첫사랑은 21-22살.

첫 외과 수술은 22살로 검색해봤던 것보다 더 큰 외과 수술이었다. 큰 걱정 없이 수술을 받아서 그런지 받고 나서 한 달 이상 아파서 힘들었다. 구태여 어떤 수술인지는 너무 사적인 얘기라 밝히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다음의 외과 수술을 24살. 생각지도 않았던 부위가 아파서 도저히 수술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른 기록들은 혹시나 싶어서 공개하지 않기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