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스쳐가는 것들
내가 그때 마음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한여린
2021. 6. 9. 21:27
안녕 나의 사랑? 잘 지내고 있니?
몇 개월 전에 얼핏 네 사진을 보니 너는 새로운 연인과 행복한 것 같아 다행이야.
나는 얼마전에 순천 여행을 다녀왔어.
총 3박 4일을 다녀왔어. 하루는 사실상 잠만 자고 다음날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일정이었어.
순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국가정원이랑 습지를 다녀왔어.
만약 우리가 아직도 연인이라면... 아니, 너와 함께하는 시간들 속에 이런 시간이 있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했어. 다들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며 연인과 나란히 손을 잡고 그곳을 거닐고 있었는데 네 생각이 참 많이 나더라.
음... 다시 너랑 만나고 싶다. 이런 생각보다는 그때 내게 마음의 여유가 더 있었었다면... 너에게 상처를 덜 주지 않았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들더라고. 그래서 많은 반성을 했어.
너를 못 잊고 그리워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그놈의 첫사랑이 뭐길래 네 생각이 날 때가 생각보다 잦아.
주로 내가 잘 못했던 일들, 내가 내뱉은 너에게 상처가 됐을만한 말들이 많이 생각나.
그래서 다음 사람에게는 그러지 말아야지, 더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반성하게 돼.
어찌 보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만남이었지만 참 다정하고 좋은 남자 친구였어.
내게 좋은 기억이 되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당신이 행복하길 기도할게.
안녕. 잘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