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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연금술사

나의 자아 신화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적어도 3-5년 주기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내가 중학생 때 세계적으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던 책이지만 그 당시 나는 이 책에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을 기회를 놓치고 잊고 살다가, 최재완 원장님께서 이번 개원 이벤트를 통해 이 책을 추천해 주셔서 읽기 시작했다. 연금술사를 읽기 전에 나는 엄청난 선입견을 갖고 있었었다. 어디선가 이 책이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다고 얼핏 들어서 무교인 나는 연금술사라는 책을 읽다가 나의 성향과 너무 맞지 않아서 중간에 독서를 중단할 것 같아서 걱정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왜 연금술사를 지금에야 읽었는지 후회가 됐다. 이 책을 20대에 읽었더라면 더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연금술사는 내게 어린 왕자같은 책이다. ‘어린 왕자를 초등학생 때 처음 읽었을 때 그 책이 와 닿지 않아 어려웠는데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자 완전 새로운 책으로 느껴지듯 이 책도 만약 내가 처음 이 책의 존재에 대해 들었던 중학생 때 읽었더라면 성인이 되어 읽은 지금처럼 와 닿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읽게 된 것이 참 다행이다.

 

이 책을 펼쳐 들고 에서부터 도대체 어떻게 나르키소스를 애도하는 호수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너무 놀라웠다. 문학 작가의 재능은 타고 나는 것 이라고 하던데 나는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구나 싶었다. 내 마음은 잔잔한 호수라고 생각 했는데 이 책이 내 마음의 경종을 울리며 날 파도치게 만들었다.

 

연금술사에서는 주인공인 산티아고부터 시작해서 노인, 영국인, 크리스탈 상점 주인, 연금술사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산티아고가 참 나와 닮은 듯 닮지 않았다. 책 초반 오만하고 아집 있는 산티아고를 통해 내가 투영되어 보여서 답답하고 창피했다. 하지만 점점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고 신의 말을 들으며 자아신화를 찾아가는 산티아고를 보고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나와 비슷한 모습을 가졌었던 산티아고도 보물을 찾았는데 나라고 못 찾을 이유는 없다. 나는 항상 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만 믿고 사는 자신감 가득한 사람이니까!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라고 한다. 대단히 유명한 구절인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 것인가?
나는 사실 내가 원하는 바를 망각하지 않으려고 내가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다닌다. (문학)작가가 되고 싶다고 주변에 알리고 다니면서 부끄럽게도 내가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하고 있는 노력은 딱히 없다. 현재의 나의 모습은 산티아고가 아닌 팝콘장수와 크리스탈 상점의 주인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크리스탈 상점의 주인처럼 이루지 못 했지만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은 꿈으로만 영원히 간직하며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닌지, 프리랜서인 작가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더 안정적이고 수입도 일정해서 자아의 신화를 외면한 팝콘 장수처럼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표지가 말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경고를 하며 때를 놓치면 표지들도 더 이상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가도,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 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이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라는 문장을 보고 조바심이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삶의 이유를 무척 빨리 배우기 때문에 그래서 그토록 빨리 포기하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빨리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끊임없이 귀 기울여 듣고 자신만의 보물을 찾길 바라는 것 같다. 결정적으로, 아직 자아의 신화를 완전히 외면했다고 하기에는 나는 아직 젊고 가능성이 많으며 무엇보다 이 책을 읽었으니까!

 

연금술사가 말하길 지상의 모든 인간에게는 그를 기다리는 보물이 있다고 한다. 눈앞에 아주 엄청난 보물이 놓여있어도, 사람들은 보물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보물을 알아보지 못 한다고 한다. 한 개그맨이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말을 했듯, 사람들이 점점 바쁜 현대사회로 오면서 바쁜 현실에 눈이 멀어 보물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가 의도한 바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보물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저마다 각자 염원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고, 돈을 벌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고 싶고, 원하는 것을 쟁취해 행복해 하고 싶으니까. 결국 삶의 모든 이유는 행복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만물에게는 저마다 자아의 신화가 있고, 그 신화는 언젠가 이루어 진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존재로 변해야 하고 새로운 자아의 신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이다.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지고 변화한다.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갈구하는 당신과 나는 이미 자신도 모르게 연금술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마음이 결코 고통스러워 하지 않는다. 꿈을 찾아가는 매 순간이란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매일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들을 살며 항상 보물의 존재를 믿으며 눈 앞의 보물을 놓치지 않는 행복한 고고학자가 되길 소망한다. 그렇게 현재를 살아가다보면 삶이 마무리 되는 순간 나는 이미 연금술사가 됐기 때문에 이승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