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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스쳐가는 것들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오늘은 휴무로 인해 출근을 안 했다.

22일 새벽을 분노로 태우다가 새벽 3시쯤 잠에 든 것 같다.

오늘 원래 11시에 정신 건강 의학과 예약이였는데 알람도 없이 깊게 잠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이미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원래는 자야 하지만...^^;;

 

오후 6시쯤부터 졸리기 시작하더니 저녁 먹으니까 잠이 다 깼다.

누워서 빈둥빈둥거리다가 오히려 잠이 안 와서 소설 읽고 있는데 갑자기 햄+야채+치즈가 들어간 심플한 편의점표 샌드위치가 너무 먹고 싶어 졌다.

양치도 다 했는데 옷 입기도 귀찮아서 그냥 잘까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뭔가 꼭 위장에 밀어 넣어야 잠에 편히 들 것 같았달까?) 잠옷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나온 김에 최근에 가을, 겨울옷 쇼핑을 많이 해서 택배 박스가 많이 쌓였는데 그것도 버렸다. 오늘은 재활용 버리는 날이니까!!!

 

아무쪼록 GS25로 향했는데 거기엔 내가 찾는 샌드위치는 없었다. 또 막상 나오니까 지금 이 행위가(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뭐 사 먹겠다고 길을 헤매는 것) 덧 없이 느껴지고 문득 피로가 몰려오고 졸음이 쏟아졌다.

그렇게 도착한 GS에는 작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인기가요 샌드위치랑 에그 샌드위치가 있었지만 나는 둘 다 안 먹으니까 고민을 좀 하다가 발길을 돌렸다. 들어갈 때도 야간 알바분이 '어서 오세요~.'하고 아무것도 안 샀는데 '안녕히 가세요~.'이래서 아무것도 안 산 게 좀 민망했다. '뭐라도 샀어야 했나? 왜 친절한 거지?' 하는 생각에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 아르바이트생은 지점의 매출이 오른다고 특별 보너스를 받거나 그러지 않겠지만^^;

 

다른 편의점을 찾기 위해서 오래간만에 CU에 갔더니 내가 찾는 샌드위치가 있어서 냉큼 구매했다. 그리고 옆쪽에 보이던 샤인 머스캣 젤리랑 샤인머스캣 맛 덴드요도 구매했다. 그렇게 샌드위치를 찾아 헤매는 20분을 소비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나는 생각보다 청포도맛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싶고...ㅎㅎ

 

집에서 사 온 샌드위치와 젤리를 먹고 그리고 덴드요를 마시니까 나의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우리집 냐냐 두 마리들이 호기심이 동했는지 내 방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우리 고양이들에게 내가 먹는 음식 냄새를 맡게 해주고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편의점을 헤매고 편의점 샌드위치를 먹고 덴드요를 마시는 게 꼭 고등학생일 때 독서실에서 공부 끝내고 배고파서 편의점에 갔던 향수를 불러일으켜 13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벌써 고등학생이었던 때가 내가 산 시간의 반절 정도 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

 

 

아무쪼록 오늘 편의점 샌드위치의 그 클래식한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갔다가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