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중에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이런 질문을 들어본 적 있나요?
저는 이런류의 질문을 29살 5월에 처음 들었었어요.
물론 한국어로 듣지는 않았고 "What kind of house do you want to live in the future?"라는 영어문장이였지만(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저런 뉘앙스였다).
그 질문을 받기 전까지 단 한번도 '이런 집에서 살아야지~'하는 생각을 일체 해본 적이 없어서 몹시 당황했었어요.
그래서 제 대답은 "Umm... Actually, I've never thought about it. Like most Asians do, wouldn't I live in an apartment in the future? Especially, most Korean people live in apartments. So, Maybe I think so too."하고 대답했던 기억이 있어요.
전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사람인데, 생각해보니까 단 한 번도 미래의 집에 대해서는 꿈꿔온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돈 많이 벌면 좋은 외제차 사서 드라이브 다녀야지~. 그러다가 비 오면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면서 클래식 틀어놓고 빗소리를 같이 감상해야지~.' 등등의 다른 미래지향적인 상상은 많이 해봤어도 집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어차피 아파트에 살게 될 거 뭐 별다를 게 있나 싶었던 거죠.
그냥 막연히 방이 많으면 첫 번째 방은 침실, 두 번째 방은 드레스 룸, 세 번째 방은 서재 정도로 꾸며놓고 살아야겠다. 대신 서재에 책상을 빼놓고는 온 벽면이 책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그 정도...?
미래에 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아! 그런 생각은 했네요. 제가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는데, 두 마리다 내가 사는 공간에서 평안을 느꼈으면 좋겠다. 집에 들어갔을 때 속세의 모든 걱정이나 고민을 잊고 온전히 우리 고양이들과 안온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은 했어요. 여기선 아무래도 저 보다는 고양이가 더 먼저인...ㅎㅎ
1년 전에 한 생각인데, 독립을 꿈꾸며 이제 혼자서 나가 살게 되면 화이트 톤의 1.5룸이나 투룸에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림을 크게 액자로 해서 거실이나 방 한편에 둬야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건 크게 봐야 하잖아요. 지금 가족들과 살고 있는 집에 제가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은 제 방 밖에 없는데 거기에 큰 액자를 두기엔 너무 이것저것 짐이 많아서 도저히 지금 그림을 구입하기엔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무쪼록 저 질문을 했던 폴란드 친구에게 당황해하면서 그럼 너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냐고, 그런 걸 왜 물어보냐고 나는 처음 받아보는 질문이다.라고 얘기를 하니까 폴란드에서는 대부분 미래에 어떤 집에서 살 건지 스스로 생각하고 같이 꾸며나가고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각인가 봐요. 문화 차이에 새로워했던 기억이 얼핏 나네요.
넓은 대지, 쓰레기 없이 깨끗하게 잘 되어있는 숲과 호수들... 그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1-2층의 단독 주택이 많은 폴란드를 여행하며 당연히 폴란드 사람들이 미래의 집을 꿈꾸면서 설레어하는 게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때 생긴 저의 꿈은 폴란드에서 한인 민박집을 하는 거였답니다.
제가 2019년도에 폴란드를 방문했을때, 아무래도 폴란드는 동양사람들이 관광을 선호하지 않는 낯선 국가였고, 그래서 그런지 수도인 바르샤바에만 한인 민박이 2개 있고, 폴란드의 경주 같은 느낌인 도시인 크라쿠프(현지 언어로는 크라코Kraków 라고 발음합니다.)에는 한인 민박이 1개 있다고 얼핏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거다!!! 싶어서 폴란드 현지에 친구들도 많겠다, 나중에(30대 후반쯤)에 크라쿠프에 한인 민박을 차려보자는 꿈을 갖게 됐어요. 그러고 저는 유럽여행의 꽃이라는 프라하로 넘어가게 됐는데 거기서 만난 한인 민박집 사장님이 제 꿈에 더 불을 질러주셨고요. 폴란드가 언젠가 반드시 동양 사람들에게 뜰 거라고, 여긴 블루오션이다!! 라며 아주 야심 찬 꿈을 갖고 한국으로 귀국했으나 코로나로 해외여행 방송 프로그램들이 전부 사장되면서... 저의 꿈도 어느새 실행 불가능한 꿈으로 바뀌었답니다.
폴란드에서 운명적으로 괜찮은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져서 국제결혼을 하고 내 꿈까지 이뤄보겠다!!! 는 저의 다짐은 그야말로 꿈이 되었다는 약간은 쓸쓸한 이야기였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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