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당장 눈 앞에 있는 알약을 삼킬 것인가요? 아니면 이대로 모르는 척 지나치실 건가요?
전 지극히 현실적인 편이지만 걱정이 많고 상상력은 풍부해서 별의별 생각을 다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옛날에 다른 사람들도 흔히 생각하듯 '다른 사람의 생각이 보이는 능력을 갖게 되면 어떨까?'하고 생각을 해본 적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저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꼭 쓰고 싶은데 이런 능력이라니 너무 놀랍잖아요!
하지만 작가로서의 자아는 그런 능력을 원할지는 몰라도 현실의 저의 자아는 이런 능력 주면서 돈을 준다고 해도 싫습니다. 4.9억을 준다고 해도 싫어요. 그렇다면 왜 싫은가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기술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사람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합니다.
칭찬도 과하면 짜증이 납니다. 하지만 다른 나쁜 생각들은 한 번으로도 충분히 불쾌할 텐데 타인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루 종일 본다고 상상해 봅시다. 으... 저는 벌써 피곤해요. 저도 회사에 출근하면 '아, 집에 가고 싶다.', '사람들 다 죽었으면 좋겠다.', '내 직장에는 왜 오는 거야? 다 사라졌으면.', '아... 저 빡대가리는 왜 또 일을 저따위로 해? 머리는 장식인가?' 등등 온갖 부정적이고 안 좋은 생각들이 넘실넘실거립니다. 근데 평생을 살면서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내내 보고 살아야 한다고요? 저는 끔찍할 것 같아요.
두 번째. 은근 유리 멘털과 쿠크다스 같은 제 마음이 늘 상처 받을 것 같아요.
"응! 그래, 알았어!" 하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그런 능력이 없다면 목소리 톤, 표정, 대화 내용으로만 판단해서 원하는 대로 믿으면 되지만, "응! 그래, 알았어!"와 함께 '아, 시X. 하기 귀찮은데 쟤는 맨날 저런 거 하자고 왜 지X이야.'같은 부정적인 속마음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면 절망적일 것 같아요. 저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면서도 마음속으로 늘 OK! 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속으로 욕 할 때도 있어서 싫어요.
특히나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그런다면 전혀 상관없겠지만, 내가 친밀하게 지내는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런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해요. 너무 슬퍼서 늘 우울할 것 같아요. 그런 사람을 단 한 명이라도 발견하게 된다면 우울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가 와서 결국 그런 능력을 갖게 된지 얼마 있지 않아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거나 심신 쇠약으로 빠르게 죽음에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평생 그런 능력이 이어지다니. 그런 능력을 갖고 삶을 살아간다는 건 행운보단 형벌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신기할 수 있고, 진실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라 생각해서 들뜰 수 있지만 결국 상처 받고 절망하다 지쳐 바스러지는 건 결국 나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자아가 단단한 사람이라도 무너질 것 같습니다. 얼마나 빨리 자아가 붕괴되느냐 그 속도의 차이이지 누구든 무너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는 것이 힘이다!!! 보다는 모르는 것이 약이다!!! 편입니다.
세 번째. 일단 저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지 않아요. 그만큼 깊숙한 관계를 맺는 게 피곤하기도 하고, 일단 저는 저 아니면 타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남들이 밖에서 시위를 하던지, 똥을 싸던지 제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전 상관없어요. 저를 챙기기도, 제 사람들을 챙기기도 바빠 죽겠는데 관심이 전혀 없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까지 강제로 보인다고요? 너무 많은 것은 없느니만 못 합니다.
다른 생각.
하지만 또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사람이 아닌 동물들의 마음이 보이는 약이라면?
그렇다면 전 당장 복용합니다. 제발 복용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동물들이 원초적인 욕구가 더 많을 거라 생각이 들고 사람보다 훨씬 순수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출근길에 들리는 귀여운 참새의 "짹짹"소리가 "아, 배고파 죽겠네. 어디 맛있는 먹이 어디에 없나? 12시간째 굶었어!"정도라면 귀여울 것 같네요. 더불어 저의 사랑하는 반려묘들이 어디가 아픈지, 무슨 기분인지 늘 알고 싶고요.
하지만 사람은... 관심 없습니다.
'나를 스쳐가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른을 위한 선물. (0) | 2021.04.24 |
---|---|
가방 속 내 모습 (0) | 2021.04.24 |
안녕, 나의 사랑. (0) | 2021.04.20 |
OOTD[:Outfit of the day] (0) | 2021.04.17 |
惡夢. (0) | 2021.04.16 |